세줄 요약
기존의 에듀테크(온라인 강의) 시장은 과도한 마케팅 출혈 경쟁 및 과대 광고로 박리다매의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결국 플랫폼이들이 교육 퀄리티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교육의 가격은 비약적으로 상승한 반면 제공받는 강의의 퀄리티에 대한 보호/검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중앙화된 에듀테크 시장에서는 해소되지 못하는 소비자/교육자들의 니즈는 블록체인을 통한 가치의 정량화, 신뢰 비용의 감소와 같은 특성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교육 그리고 배움의 불균형
“교육, 정보, 지식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적은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라는 표현에는 매우 공감하지만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은 인터넷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상 뒤에 정작 이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오히려 꾸준히 올라가는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 결국 더 적은 숫자의 사람들에게만 교육과 정보가 제공되는 현실을 보면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왜 사람들은 교육을 갈망하고 배움에 있어 그렇게까지 큰돈을 내야 하고 또는 낼 의향이 있는지?” 에 대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게된다.
이에 대한 대답을 꽤 고민해보긴 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딱 하나의 답으로 회귀하곤 했다..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교육과 배움이 필수이다”
지난 몇개월간 뜨거웠고 앞으로도 뜨거울 예정인 X2E 컨셉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보통 인생의 대부분은 사실 W2E(Work to Earn)이다. 이때 이 “Work”를 실행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유명한 회사에 들어가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거나, 뛰어난 투자 수완으로 자산을 퀀텀 점프 시키거나 등의 방식이 그나마 보편적인 방법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일반적인 “Work” 즉 회사의 출퇴근을 반복하고 매주 8시간이라는 시간을 꽉 채우며 매달 160시간을 일하면서 휴일을 기달리며 “Earn”을 수취하는 형태로 W2E을 실천하고 있고, 이 Earn의 보상율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보상율을 더 높이거나 또는 돈이 나올수 있는 다른 파이프라인들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 일반적인 “W2E”을 벗어날려고 한다. 이에는 크게 세가지 방법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Human Resource 로써의 가치를 올린다.
투자를 통해서 자산을 축적한다.
창업을 통해서 돈을 번다.
물론 글로 짧게 적었을때야 Daily 게임 미션처럼 매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위에 세가지 중 단 한가지로도 성공적으로 이루어 본 사람이 전체 노동 인구에서 얼마나 될까? (답은 주위만 둘러봐도 아마 나올꺼다). 이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결론들은 다음과 같은데,
위 세가지를 이룰려면 교육/배움이 필수로 요구된다.
이를 실제로 이루어본 사람의 수가 매우 적다.
그래서 이를 이루어본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높고 실제로도 돈을 벌어본 사람이 버는 법을 잘 안다.
결국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은 돈을 이미 벌어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하는 강력한 수요 구조가 명확히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는 어찌보면 “Grow to Earn”에 가까운 형태를 만들어내는데, 당장 돈을 벌기 위한 모델이 아닌 실제로 Grow (성장)해서 미래에 Earn을 취하는 구조이다. 필요한 교육과 배움 + 그 과정에 만나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 + 이미 성공해본 사람들과의 30분간의 대화 등으로 실질적 성장을 이루어내고 위에서 언급한 “스스로의 가치 상승”, “투자를 통한 자산 증가, “창업”을 통해 Earn에 도달하는 구조인 것이다.
Grow to Earn 하고 싶은 사람들을 “논스”, Grow to Earn을 이루어 본 사람들은 “해쉬”라고 본 글에서 칭해보자.
그렇다면 이 Grow to Earn에 기반한 현재 교육 시장은 이러한 니즈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을까?
배움의 비용이 너무나 비싼 시장
논스들의 니즈는 명확하다. 본인들이 이루고 하는 것을 이미 이루어본 해쉬들과의 만남/강의를 통해 성장하고 돈을 벌고 싶어한다.
이런 니즈를 잘 반영하여 최근 몇 년간 교육 시장에서는 어디에서나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에듀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수요/공급을 시장이 아닌 특정 업체들이 컨트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업체명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온라인에서 강의를 결제해서 수강할 수 있는 플랫폼들은 매우 많아졌고 그들은 실제로 매우 빠른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 과거에도 몇몇 플랫폼/집단들이 교육에 대한 공급을 컨트롤하는 구조는 이미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코로나 시국동안 에듀테크 시스템이 매우 빠르게 적용/확장되었기에 이상적으로는 에듀테크 시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과 배움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산업의 발전” 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주기도 하였다.
아쉽게도 이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관점이었고 실제로는 에듀테크 산업은 매우 기이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나갔다. 바로 “일단 많이 팔면 높은 마진율을 기록한다”의 박리다매 구조. 어차피 온라인 강의는 한번의 녹화본으로 공간적 제한이 없는 인터넷에서 일단 팔기만 하면 마진율이 올라가는 구조이기에, 여러 플랫폼들이 지속적인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경쟁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다만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그들이 출혈을 지속하는 치킨 게임이 그들이 아닌 엔드 유저 그리고 교육 제공자들의 출혈을 담보로 한 치킨 게임이라는 것이다.
우선 결과만 짧게 이야기 해보자면, 위와 같은 치킨 게임으로 결국 엔드유저가 감당해야 하는 배움에 대한 비용이 너무나 급격하게 상승해버렸고 이는 시장 내에 안그래도 존재하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에서 나오는 문제를 중앙 플랫폼들의 경쟁이 이를 더욱더 심화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일까?
부에 대한 환상 그리고 자극적인 마케팅
기본적으로는 시장 경제는 수요와 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결정되고 그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면 가격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제로도 논스보다는 해쉬의 수가 더 적은것이 현실이기에 그 둘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이러한 플랫폼들이 탄생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다만 다른 사업의 치킨 게임은 플랫폼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수수료를 없애면서 출혈 경쟁을 해왔던것과 달리 에듀테크 플랫폼들은 논스들을 본인들의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논스들(소비자)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접근 방식을 가져갔고 이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통해 가능했다.
부에 대한 환상 자극
플랫폼들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논스들의 니즈를 명확하게 알고 있고 이걸 그대로 마케팅 시스템에 반영하여 “부에 대한 환상”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요즘이야 전체적인 투자 시장 자체가 가라앉았다 보니 덜 한편 이지만, 지난 2년동안 에듀테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던 강의들은 주식, 크립토, 스마트 스토어, 창업, 개발 등 이었고 이는 마치 “이 수업을 들으면 돈을 벌 수 있어” 와 같은 방식으로 마케팅되었다.
광고에는 화려한 집, 슈퍼카, 시계, 자극적인 문구, 무스펙 00 기업 취업 등의 자극적인 시각 자료들이 공유되었고 이는 실질적인 성장/교육이 아닌 “결과물/돈”에 집중하는 형태였다. ( X2E 게임/플랫폼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연 지금까지는 그런 생태계는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
원래 에듀테크는 마케팅 비용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최근 그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중이다. 정확한 비율은 아마 플랫폼들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정작 강의 제공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감소하고 엔드유저가 내야 하는 비용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는 중이다.
여기에 부에 대한 환상 또한 자극해야 하니 누구나 알만한 탑스타를 기용하고 하다 보면 전체적 매출의 70~90%를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게 에듀테크 시장의 현실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약 7조원인 것을 생각하면 몇 조원 수준의 비용이 마케팅을 위해 사용되고 있고 이것이 그대로 엔드 유저의 영수증에 반영되고 있다.
물론 회사는 돈을 벌려고 존재하는 단체이며 이러한 플랫폼들은 시장의 니즈를 매우 잘 파악하여 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것 뿐이기에 이러한 행위들이 잘못된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똑똑한 접근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출혈 구조가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시장의 니즈를 해소시켜줄 수 있는가가 의문인것이다.
치킨 게임의 부작용
지속된 치킨 게임의 부작용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도인데, 크게 세가지가 존재한다.
교육의 퀄리티에 대한 신뢰 이슈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언급했듯이 플랫폼들은 극단적으로 “많이 팔면 많이 버는 구조”의 BM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제공하는 교육/강의 퀄리티에 대한 신뢰 이슈가 발생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강의들이 맛보기 + 리뷰 +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들로만 결제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떄 과연 일단 많이 팔면 돈이 되는 플랫폼들이 교육 제공자와 강의 퀄리티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신뢰 이슈가 발생한다.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것은 엔드 유저가 가질 수 있는 권한의 일부를 위임하여 신뢰한다는 것인데, 현재 에듀테크 시장의 BM 구조는 신뢰 기반의 위임이 작동할 수 없는 구조이다.
과대 광고
마케팅 비용을 태우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라 그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하는 플랫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 자극적이고 과장된 광고를 단기적인 수단으로 선택하는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부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며, 이를 매우 공격적으로 수많은 플랫폼에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광고들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대부분 비슷한데 “이거 들으면 저기 나오는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어” 이다.
다신 한번 말하지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광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으로써 매우 똑똑한 접근이다 (니즈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수두룩). 다만 이를 꿈에 대한 니즈/간절함을 이용해 부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는 것에만 그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시장 Retention 관점에서 절대 지속가능한 형태가 아니다.
가격 버블
코인, 주식, NFT 무엇이 되었든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는 그 자산에게 존재하는 펀더멘탈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는 “기대감”, “환상”, “FOMO”등 마치 “Something”이 있을거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이때 실제로 “Something”을 보여준 자산군들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만, 그렇지 못한 논외의 것들은 사라진다는 것은 투지 시장의 역사로부터 증명되었다.
에듀테크 시장도 비슷하다. 논스와 해쉬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급 자체를 컨트롤하다 보니 시장 논리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 여러 이해관계가 더해진 인위적이고 비싸진 가격이 도출되고 있다. 당연 가격과 함께 제공되는 가치가 비례하여 상승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채택하고 있는 BM은 이를 불가능케 하며 엔드 유저가 가치를 결제 전에 확인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블록체인으로 에듀테크 시장을 혁신 할 수 있을까?
탈중앙화의 목정성
일단 짧게 이야기 하자면 대답은 “No” 라고 생각한다. 기존 시장에 있는 제품/산업에 블록체인과 탈중앙화를 접목시킬려면 그 제품이 탈중앙화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명확해야 하고 이를 넘어 탈중앙화되었을때 나오는 Output이 기존 중앙화 시스템보다 더 좋아야 한다.
아이러니 한 점은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탈중앙화라는 것은 차용하기에 매우 비효율적인 형태이며 그 Output이 중앙화 시스템보다 효과적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효율성을 포기하고서라도 탈중앙화를 선택해야하는 당위성이 우선적으로 기업 입장에서 존재해야 하는데, 매우 많은 기업들이 이를 찾지 못하고 일단 “탈중앙화” 시켜를 외치고 있고 이는 탈중앙화라기 보단 권력의 재분배를 통한 본인들의 권력 상승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목정성 없는 탈중앙화는 실패한다”
개인적으로는 교육 시장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킨다고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존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기존의 방법으로 풀어보는 접근법이 더 효율적이며 그것이 실패했을떄 차선책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 탈중앙화이고 시장 관점에서 탈중앙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다만, 시장이라는 거시적 관점이 아니라 그 안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과 니즈들이 해결되지 않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블록체인의 접목을 통해 해소해 보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논스와 해쉬들의 니즈
그렇다면 현재 에듀테크 시장에 논스/해쉬들은 어떤 해소되지 않은 니즈를 가지고 있을까?
논스 - 높은 퀄리티의 교육/배움에 대한 니즈
논스들은 높아진 비용때문에 교육/배움에 있어서 허들을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높은 퀄리티의 교육을 접하기는 더욱더 힘들다.
검증되지 않은 강의에 대한 지속적인 지출이 발생한다.
높은 퀄리티의 교육을 적은 신뢰 비용으로 제공받고 싶어한다.
해쉬 -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니즈
본인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쟁취 했는지를 공유하고 싶은 니즈가 있다.
다만 퀄리티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해쉬들은 현재 중앙 플랫폼에서 이러한 니즈를 해소할 수 없는데 이는 그 니즈들의 원천적인 동기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오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위 - 본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공유라는 행위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한다.
비즈니스 - 경험 공유를 통해서 주니어들과의 관계를 쌓고 그들 중 미래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별하거나 그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논스들의 성장 - 본인들의 인사이트를 통해 논스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이를 통해 정서적 만족감을 얻고 싶어한다.
현재 에듀테크 시장의 중앙화 플랫폼들은 고퀄리티의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해쉬들의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결국 논스들도 원하는 수준의 배움/성장을 접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해쉬들이 현 중앙화 플래폼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중앙화 플랫폼에서는 멘토/멘티의 페르소나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고객의 페르소나가 팽배하다.
중앙화 플랫폼에서 받는 수익이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과연 Web 3 유명 CEO들이 트위터가 아닌 교육 플랫폼을 통해 본인들의 인사이트를 제공할려고 할까?
에듀테크의 탈중앙화
“어떻게” 탈중앙화를 시키는것이 바람직 할지는 여러가지 유즈 케이스를 분석해보면서 고민해 보아야겠지만, 블록체인이 생성할 수 있는 가치들을 통해 위의 니즈들을 어떻게 해소 시켜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가치의 정량화
“~Maxi”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굳이 하나 골라야 한다면 아마 스스로를 “Social Status Maxi (사회적 지위 맥시)” 라고 정의할 것 같다. 논스, 해쉬 포함 사람들의 기본적인 모든 행동에는 본인이 사회에서 가지는 지위 상승이 기반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기술의 발전을 통해 그 수단/방법이 더 다각화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들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단순 비싼 옷, 기념품, 돈 등을 전시하고 이를 노출시킬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지리적 제한이 있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전세계 누구에게나 본인의 신분/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때 탄생한 새로운 “사회적 지위 표현” 방법은 “가치의 수치화” 인데, 어느 소셜 미디에나 있는 “좋아요, 공유, 팔로워 수” 등이 그것이다. 정성적으로만 존재했던 사회적 가치들이 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인터넷 그리고 플랫폼의 발전으로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한단계 더 가본다면 유튜브의 등장은 새로운 수단을 제시했는데, 바로 “Monetization of Value (가치를 돈으로 대략적 환산할 수 있는 것)”이다. “백만 팔로워, 10만 조회수” 등이 창출해낼 수 있는 금전적 가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플랫폼내에 존재하기에 네트워크내에서 개인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대략적인 가격 설정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단순 사회적 가치를 표현/수치화 시키는 것에 사람들이 만족했다면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한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등장을 통해 사람들은 가치를 “캡쳐’하는것에 익숙해졌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발전은 어떠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가치 평가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난 NFT 상승장에 이어 아마 앞으로도 지속될것 같은 형태는 “사회적 가치의 정량화” 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말하는 “정량화”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확한 가격표”를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NFT가 지난 상승장에서 핫했던 이유에는 투기세, 시장에 풀린 유동성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NFT가 마켓에서 거래되면서 누구나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더불어 NFT = 디지털 아이덴디티라는 네러티브가 가장 주요한 이유였고 이는 블록체인이 인간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구와 접목되어 그것을 정량화 시킬수 있을때 나올수 있는 성공적인 유즈 케이스였다.
만약 에듀테크의 프로토콜/탈중앙화를 통해서 개개인의 가치가 토큰을 기반으로 정량화 될 수 있다면? 그것이 거버넌스 토큰이든 NFT던 무엇이던 간에 토큰의 현금성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닌 블록체인의 특성을 통한 개인 가치의 정량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사회적 지위의 수치화 → 금전화 (가치 캡쳐) → 정량화 (가치 소유)의 단계로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 지위의 Market Value
중앙플랫폼이 붙이는 선별적인 가격표가 아닌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치가 블록체인을 통해 정량화될 수 있다는 것은 자유 시장 논리에 의해 지위/가치가 결정될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 시장 논리란 (어떠한 방식의 토크노믹스를 도입하냐에 따라 방법은 달라지겠지만) 네트워크 내에서 본인이 제공하는 가치가 토큰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 가치 수요/공급에 의하여 정해지며 이를 통해 네트워크 내에 사회적 지위를 쌓을 수 있다라는 기본 컨셉이다.
논스의 경우에는 본인들이 공부/리서치 한 것을 공유하는 행위 또는 같은 뷰를 공유하는 그룹을 만들어 네트워크의 가치를 올리면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본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토큰으로 정량화 할 수 있을 것이고, 해쉬의 경우 정량화된 논스들의 가치를 보고 니즈에 맞는 논스들을 찾거나 또는 직접 본인들의 가치를 인사이트공유를 통해 정량화하여 그들의 시간을 판매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해쉬들이 꺼려했던 서비스 제공자/소비자의 페르소나가 아닌 멘토/멘티의 페르소나 생성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해소 시켜줄 수 있다.
신뢰 비용의 감소
블록체인의 본질 중 하나인 “신뢰 비용의 감소”는 에듀테크에 적용되었을때 특히 논스의 니즈를 해소 시켜줄 수 있다. 기존 중앙화 에듀테크 시장에서 플랫폼이 논스들을 대신해 검증하던 해쉬들의 퀄리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검증할 수 있다면 시장내에서 BM이 가지는 구조적 한계성에 의해 “박리다매” 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었던 플랫폼들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토큰으로 정량화된 수치를 통해 객관적 판단이 가능케 된다.
또한 SBT의 발행이 상용화되고 이를 각 프로토콜마다 평가하는 자체적 기준이 생기게 되었을때, 현실의 지위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프로토콜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 즉 온라인에서 하는 행위로만으로도 새로운 Digital Social Status가 생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에듀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것은 산업의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실현가능한 “사회적 지위의 정량화”, “Market Value”, “신뢰 비용의 감소”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논스와 해쉬의 니즈를 풀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는 고민해보아야 하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가능한 세가지 요소들이 위에서 언급한 퀄리티 있는 배움/성장을 하고 싶은 논스 그리고 현재 중앙 플랫폼에서는 해소 할 수 없는 니즈를 가진 해쉬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니즈에 대한 가설 검증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Moneybull 이전에 운영하던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망했지만), 그때도 결국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형태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위에서 이야기한 니즈가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가설을 검증해볼려고 했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검증이 성공적이지 못했고 결국 폐쇄했지만 그때 겪었던 경험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가설 검증을 해볼 수 있겠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가설 검증 부분은 나중에 더 자세하게 다루어볼 예정이기에 짧게만 다루자면, 웹사이트 운영당시 다음과 같은 질문에 잘못된 대답을 했었는데,
매력적인 논스가 네트워크안에 많이 존재한다면, 매력적인 해쉬들이 네트워크로 유입될것인가 ?
아니면 반대로 매력적인 해쉬들이 네트워크내에 존재한다면, 매력적인 논스들이 네트워크로 유입될것인가.
당시에는 2번을 정답으로 채택했었고 이는 결국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낳았다.
X2E과 마찬가지로 성장이라는 X보다는 해쉬들에게 얻어갈 수 있는 단기적 Earn에 트래픽이 집중되는 현상
해쉬들에게 네트워크의 파워가 집중되는 현상
결과적으로는 여타 X2E 처럼 네트워크의 파워는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었고, 제대로 된 가치 생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새롭게 가설 검증을 한다면 1번, 즉 매력적인 논스들을 모아서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쉬들은 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기반으로 진행볼려고 했다 (실제로 블록체인 학회들에 업계의 CEO나 창업자들이 강연을 하는 형태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구조라고 생각). 다만 이걸 일회성이 아닌 네트워크 내 가치의 정량화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검증 절차를 진행해보아야 하는데 이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또는 가치 검증을 같이 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언제든 커피챗 환영이다.
블록체인과 교육을 접목한 케이스
실제로도 블록체인과 교육을 접목하거나 가치를 정량화 시키는 서비스를 하는 프로젝트/회사들이 꽤나 있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W2E(Write to Earn)의 컨셉을 가진 Social-Fi 프로토콜이다. 과거에는 Algoland 네트워크의 런치패드였는데 시장 상황을 고려해 Thinkin으로 리브랜딩하며 W2E 컨셉에 IDO를 접목시킨 프로토콜을 Closed Beta로 운영하고 있다.
기본 컨셉은 누구나 본인의 인사이트를 공유해 토큰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IDO 참여와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Thinkin만의 커뮤니티를 빌딩하고 프로젝트들 차원에서는 Thinkin내의 커뮤니티를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자체 커뮤니티를 빌딩하는 방식으로 레버리지 할 수 있다.
결국 그렇다면 Write라는 것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빌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초기부터 Earn이 붙어버리는 순간 적합한 커뮤니티 데모그래픽을 구성하는게 매우 힘들어지긴 한다. 내부 지표를 확인 할 수는 없지만 PMF가 없는 상태에서의 토큰 도입은 결국 Write으로부터 나온 인사이트/컨텐츠의 퀄리티 유지를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비블록체인 플랫폼인 Disquiet처럼 메이커들의 커뮤니티라는 조금더 니치한 섹터를 기반으로 PMF를 찾고 토큰 시스템을 통한 가치의 정량화 + 유틸리티를 추가하는 접근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매우 큰 목표를 가진 교육기반 DAO, Ed3이다. Ed3 DAO는 기존의 교육 시스템은 인터넷 세상이 열리기전 초기 산업혁명에 기반한 매우 정형화된 형태이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자들의 육성이 필수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교육의 Unbundling 즉 지금처럼 학교내에서 모든 것을 Bundle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교육을 입맛에 맞게 어느 공간에서든 제공 받을 수 있는 형태를 꿈꾸고 있는데, 이에 블록체인의 오픈소스 특성은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한 전초 과정으로 교육자들의 커뮤니티를 꾸려 그들에게 Web3에 대한 컨텍스트를 쌓게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로드맵이다.
다만 비전을 Align 한다는 것이 Web3 시스템이 가지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이지만, 그게 곧 “DAO”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DAO의 네러티브를 가져가는 이유/근거가 궁금하다. 백서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모호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관련 팟캐스트가 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해보시길!
아시는 분들은 아실 코드스테이츠의 Web3 버전인 States DAO이다. 코드스테이츠는 IT 취업 부트캠프로 WeWin 제도 (수강료를 받지 않고 추후에 수강자가 취업을 하면 소득의 일부를 공유 받는 형태) 도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탈중앙화 인큐베이터의 형식을 바꾼것이 States DAO인데 기본 컨셉은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토큰 보상을 받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정보가 없어서 알수가 없지만, 코드스테이츠의 WeWin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새로운 방식으로 부스팅 할 수 있는 인센티브의 형식이 아닐까 싶다.
현재는 Spacebar 라는 빌더들의 프라이빗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운영중이고 이는 Web3내에 능력있는 빌더들과 초기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빌딩될 계획이다.
교육관련은 아닌데 크리에이터들의 소셜 토큰 발행을 도와주는 Roll이라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라면 매우 손쉽게 본인의 소셜 토큰을 런칭할 수 있고 Roll을 통해 DEX 그리고 스테이킹 시스템까지 구축 가능하다.
소셜 토큰을 활용해 홀더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팬 베이스의 커뮤니티 또는 라이트한 거버넌스 시스템 또한 적용가능한 구조이다. 소셜 토큰의 가치는 토큰을 소유함으로써 나오는 정성적/정량적 가치들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되는데 이는 이상적으로는 소셜 토큰을 발행한 크리에이터는 팬들을 위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게끔 만들고 팬들은 크리에이터를 후원하는 행위에 대한 보상/증거로 토큰을 활용하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이코노미를 실현케 한다. 이때 크리에이터의 가치는 기존 전통적 네트워크와 달리 “소셜토큰의 시가 총액”으로 결정될 수 있다.
*예전에 지인들과 지난 상승장에서 NFT는 인기가 많았는데 왜 소셜 토큰은 그렇지 못했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는데, 실제로 잘 돌아가는 소셜 토큰을 활용한 생태계가 없었다 라는 의견 + NFT는 “소유”라는 비교적 새로운 네러티브로 대중들에게 어필한 반면 소셜 토큰은 기존의 “코인’과 같은 관점에서 받아들여 졌기 때문이라는 여러 의견이 있었다.
흔히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언제 어떤 뾰족함을 가지고 Next Big Thing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의 가치를 정량화 할 수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에듀테크 플랫폼이 풀지 못한 니즈들을 해소시킬수 있지 않을까?
Web3 소셜 미디어 프로토콜인 Lens Protocl이다. 프로필 NFT를 중심으로 프로토콜 위에 여러가지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데 아직은 매우 초기 단계임에도 뚜렷한 Web3 소셜 미디어가 없다 보니 주목을 받고 있다. 서비스 자체에 대한 내용은 코백장님의 다음 리서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Web 3 소셜 미디어가 Web 2 소셜 미디어에 비해 가지는 상대적 가치는 데이터의 주권 그리고 이를 통한 산출될 수 있는 퍼블릭 Social Graph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하기에, 소셜 미디어 쪽에서도 개인의 가치를 정량화하는 시도가 나올것 같다. 실제로 Lents Protocol 위에도 Social Graph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Cultivator, MashMesh와 같은 서비스가 존재한다.
마치며
예전부터 교육 시스템 변화에 대한 니즈 그리고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고찰을 해왔다 보니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전체 시스템을 바꾸는게 아닌 그 안에 있는 작은 니즈들부터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해보다가 작성하게 된 글이다.
만약 사람의 가치가 신뢰 비용없이 정량화되고 증명될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이 중앙 플랫폼에 검증 절차를 위임하지 않고 자유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된 가격을 지불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지식/배움/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생태계가 꾸려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만 현재 이러한 문제를 풀겠다고 시장에 나온 제품들은 PMF를 찾지 못하거나 X2E의 딜레마에서 벋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만약 이 문제를 풀고 싶다면 플랫폼 또는 소셜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 교육 니즈/문제를 다이렉트로 푼다는 관점보다 블록체인 베이스의 제품이라면 누구나 네트워크/커뮤니티내의 가치/기여도를 정량화 할 수 있는 Saas나 알고리즘 제품을 보급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도 있을 것 같다.
여러 시각에서 접근해보아야 하는 문제이기에 이는 관련해서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음 편을 작성해 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나 환영이다!
이번주는 여기까지! 텔레그램이랑 인스타에는 다양한 글이 더 많이 올라옵니다 :)
흥미롭네요